KT와 아이폰, 2분기가 분수령
지난해 11월 출시된 애플 아이폰으로 촉발된 스마트폰 열기가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모바일 부문에서 SK텔레콤의 꽁무니만 쫓던 KT는 우여곡절 끝에 내놓은 아이폰 덕분에 ‘스마트폰=KT’라는 인식을 정착시켜 나가고 있다. 스마트폰 확산으로 그동안 빛을 보지 못했던 와이파이(Wi-Fi) 인프라는 물론 와이브로망까지 KT의 경쟁력을 부각시키는 데 활용되고 있다. 아이폰이 KT에게는 ‘효자’인 셈이다. (아이러니하게 KT는 아이폰에서 ‘와이파이’ 기능을 빼줄 것을 애플에 줄기차게 요구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만약 KT의 요구가 관철됐더라면 현재의 모습과는 다른 양상이 펼쳐졌을 것이다.)
2분기에 접어들면서 아이폰의 기세를 흔들 주경쟁 대상이 삼성전자의 T옴니아2에서 안드로이드 기반 스마트폰 ‘군단’으로 바뀔 전망이다. SK텔레콤이 삼성 LG전자 팬택 소니에릭슨 모토로라 등을 앞세워 다모델 전략을 펼칠 공세다. 여기에 RIM과 HTC도 힘을 보탤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항하는 KT의 스마트폰 라인업은 현재까지 알려진 바로는 LG전자로부터 공급받는 LG KU9500 정도다. 삼성의 웨이브도 내놓을 가능성이 높지만, 이 역시 3사 모두를 통해 나오는 모델이어서 고객 유인효과는 크지 않을 듯 하다. 때문에 KT로서는 여전히 아이폰이 SK텔레콤의 안드로이드 공세를 막을 방패인 셈이다.
우후죽순 안드로이드폰, 결정타는 없을 듯
KT에게 다행스러운 점은 두 가지다. 우선 해외 시장에서 아이폰의 가장 큰 경쟁상대인 RIM의 블랙베리가 국내 소비자들에게 크게 어필하고 있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블랙베리 후속모델이 이르면 4월에 출시될 예정이지만, KT로서는 이전 모델처럼 파괴력이 높지 않기를 기대하는 수 밖에 없을 듯 하다.
두번째는 안드로이드폰에 대한 소비자의 높은 관심이 구매와 직결될 지 의문이라는 점이다. 잦은 운영체제 업그레이드 과정에 놓여 있는 안드로이드폰이 아이폰과 비교될 수 있을 정도의 안정화와 성능 개선이 이뤄지는 시점은 2.5 버전이 나오는 올해 4분기 이후가 될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우후죽순 선보이는 안드로이드폰이 다양한 요구(예를 들면 쿼티 자판)에 부응하긴 하겠지만, 특정 모델이 폭발적인 대중적 인기를 누리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삼성은 돌발 변수가 될 가능성도 높다. 삼성은 적어도 국내시장에서는 안드로이드폰의 확산보다는 자체 플랫폼인 ‘바다’를 채택한 스마트폰이 보다 많이 판매되기를 희망하고 있다. 국내에서 ‘웨이브’가 성공적으로 정착하지 못하면, 삼성 바다가 글로벌 시장에서 고전할 가능성이 더욱 높아지기 때문이다. 안드로이드폰이나 리모폰 등은 SK텔레콤에게 주로 공급할 방침이지만, 웨이브는 SK텔레콤외에 KT와 LG텔레콤에게도 제공하려는 배경이기도 하다.
LG 안드로-1은 버리는 패?
KT는 SK텔레콤과 비교할 때 다양한 안드로이드폰 라인업을 형성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때문에 안드로이드 시장에 새롭게 뛰어든 해외 PC 업체들과도 협상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KT에게는 좀더 시간이 필요한 셈. KT에게 가장 바람직한 시나리오는 일정기간 ‘아이폰 대 안드로이드’의 구도를 유지하면서,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의 안정성이 확보된 후, 시장에 진입해 SK텔레콤과 대등한 경쟁을 벌이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다만 “안드로이드폰=SK텔레콤”이라는 소비자의 인식이 굳어지는 것은 경계 대상이다.
KT가 SK텔레콤에 이어 최근 안드로이드 기반 스마트폰을 내놨다. LG의 “안드로-1″이다. KT가 “안드로-1″을 내놓은 것은 소비자들이 안드로이드폰에 대해 거는 기대에 찬물을 껴얹기 위한 방편이 아닐까하는 생각 마저 든다. 현재 모토로라의 모토로이에 탑재된 2.0 버전도 안정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가운데, 1.6도 아니고 1.5 버전을 채택한 모델을 출시한 것은 ‘버리는 패’이기에 가능하다는 해석이다. 그렇지 않고는 1.5 버전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탑재한 “안드로-1″을 출시하기로 한 KT의 결정을 납득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새로운 아이폰 유인책 내놔야
KT가 2분기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될 SK텔레콤의 다양한 스마트폰 공세에 맞설 힘은 여전히 아이폰에서 나온다. 지난 11월말부터 현재까지 45만대의 아이폰이 판매된 것으로 전해진다. 이제는 KT가 공격적으로 아이폰 프로모션에 나설 때다. 좀더 혁신적인 요금제를 내놓을 필요도 있어 보인다. 약정 가입자에게 잔여 데이터를 이월해 주는 것도 한 방편이 될 수 있다.
또한 신형 아이폰 도입에 대한 출시 계획이라는 카드를 꺼낼 수 있다면, KT는 4월부터 매월 100만명 이상씩 쏟아질 약정 해지 가입자들을 끌어 안을 수 있는 큰 동력을 얻게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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